[앵커]
지난주 응급실에서 숨진 숨진 4개월 아기의 몸무게가 2kg에 불과해 의료진이 굶어죽은 것같다고 신고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출생 이후 필수 예방접종을 거의 받지 못했는데 아무도 학대 정황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최승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7일, 서울의 대학병원 응급실에 숨을 쉬지 않는 생후 4개월 아이가 도착했습니다.
아이를 데려온 건, 20대 엄마.
의료진은 숨진 원인이 '아사', 즉 굶어죽은 걸로 추정된다"며 엄마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아이의 몸무게가 2kg 초반대로 출생 때보다도 적었던 겁니다.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상당 기간 아이가 굶주렸음을 알 수 있는 소견이고, 적어도 몸무게가 지금의 두 배 이상 되어야 합니다."
경찰은 엄마가 충분한 영양 공급을 하지 않은 미필적 고의가 있다며, 이른바 정인이법으로 불리는 아동학대 살해죄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아이와 단둘이 살던 엄마는 출생 직후 맞힌 B형 간염 접종을 제외하고는, 예방 접종도 하지 않았습니다.
구청이 무상으로 지원하는 아이돌봄 서비스도 거절했습니다.
누군가 아이를 살펴볼 기회가 없었던 겁니다.
[인근 주민]
"30년 가까이 살았지. 여기는 아기가 없어요, 이 동네는. 아기를 본 적도 없고."
하지만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복지부 시스템도 위험을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복지부가 분기마다 예방접종, 건강검진 내역 등을 토대로 위기 아동을 분류하면 지자체가 방문조사를 합니다.
하지만 숨진 아이는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복지부는 생후 석달 안에 한 번이라도 예방 접종을 하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위원]
"(접종을) 제 때 안 하면 실제 아이 상태나 양육 환경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간접적으로 보고 판단하고 이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반복되는 아동학대, 더 촘촘한 복지망이 필요해보입니다.
채널A 뉴스 최승연입니다.
영상취재: 박연수 김근목
영상편집: 구혜정
최승연 기자 suung@ichannela.com